
최병훈 메트라이프생명 FSR
장교로 예편한 최병훈 FSR은 보험업계 입문 직후 군인 위주의 지인 영업을 했다. 그리고 군인과 공무원 고객의 연금 구조에는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군인/공무원 대상의 전문적 보험 재정 설계로 좋은 실적을 올려왔다. 이제 법인/개인사업자 대상의 재정 설계로 분야를 확장해 온 그가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한다.
1.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ROTC로 임관해서 제대한 후 원래는 MBA를 준비했습니다. 사회경험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2009년 1월에 보험업계에 입사했습니다. 장교 출신이 원래 협업보다는 경쟁에 특화된 듯한데, 경쟁이 심한 보험업계에서 살아남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MBA의 계획을 까먹고 하루하루에 집중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MDRT가 되어 연차총회에 참석했는데, 영국의 MDRT 회원이 하는 이야기에 빠져들었습니다. 2011년과 2012년 당시에는 미국보다 영국의 MDRT 회원들이 훨씬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들은 미국의 MDRT들에게 직접 직원을 고용하고 사무실을 내고 과감히 도전해볼 것을 제안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직업의 붕괴가 일어나진 않았지만 앞으로 기회가 오리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그리고 보험으로 대기업의 부장님이나 차장님들을 만난 것도 제 사고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MBA 이후 대기업 입사가 답은 아니다 싶어졌고, 보험업계에 남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9년간 MDRT를 달성했고, 올해에는 COT가 되었습니다. 2019년에 인증서가 도착하면 종신회원이 되는 거죠.
2. 보험을 통한 재정 설계란 어떤 것인지 간단히 설명해주셨으면 합니다.
저축성 보험도 있지만 보험의 핵심 가치는 보장성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저축과 보험은 모두 미래에 대비하는 상품입니다. 재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췄다는 건 비슷하지만 둘은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저축이 예측된 미래에 대비한다면, 보험은 예측하지 않았던 상황의 재정 문제에 대응하는 상품입니다. 미래는 알 수 없으니까 긍정적으로만 바라본다면 보험이 필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삶은 긍정적인 쪽으로만 진행되지 않습니다. 상황이 안 좋아져서 저축을 해지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보험은 수익을 위한 상품이 아닙니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의 재정적인 효과는 수익률로 가늠할 수 없습니다. 너무 고수익이라서 수익률을 따지는 게 비인륜적일 정도죠,
3. 그렇다면 고객의 유형에 따라 전문적인 재정 설계가 가능한가요?
물론입니다. 고객의 연령, 소득, 가족관계, 직업에 따라 재정 설계 방향이 모두 달라지지만 범주화하는 건 가능합니다. 또, 좋은 설계사라면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보험설계사의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라이선스의 보유 여부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재무 관련 라이선스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세분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논의에서 제외하겠습니다. 둘째 조건은 상담 스킬입니다. 100명의 고객을 개별적으로 상담하려면 100가지를 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케이스 스터디를 많이 해서 고객을 범주화할 수 있다면 고객별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이 줄어듭니다. 상담 스킬이 늘어나면 협업해야 할 사람들이 생겨납니다. 세무사, 손해사정사, 법무사, 감정평가법인, 부동산 중개업자 등을 꼽을 수 있겠죠. 셋째 조건은 보험설계사 자신만의 마켓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상담 스킬과 협업 네트워크를 갖추었다면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고, 비슷한 유형의 고객들을 소개받게 됩니다. 이 자리에서 고객의 유형별 특징을 하나하나 설명하긴 힘듭니다. 하지만 고객의 유형에 따른 전문적 재정 설계 능력이 꼭 필요하고, 자신만의 마켓을 형성해야 한다는 사실은 강조하고 싶습니다.
4. 최병훈 FSR님의 경쟁력은 무엇이며 어떤 마켓을 보유하고 있습니까?
제 경우에는 군인이 주 고객이었습니다. 장교 출신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군인과 공무원은 비슷한 형태의 연금 시스템으로 묶여 있습니다. 군인, 공무원을 한 범주로 묶으면서 제 마켓으로 개척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법인과 개인사업자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협업 시스템이 저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저는 장교 출신이라 협업을 못하고 경쟁에만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협업하지 않고 신규 상품이나 시장 변화에 적응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예를 들어 법인과 개인사업자들은 세금에 민감한데, 세법은 1년에 2번 바뀝니다. 담보 대출을 내주는 사람조차 세법이 어떻게 개정될지 확실이는 모릅니다. 그래서 더욱 협업 시스템을 잘 갖추어야 합니다.
5. 전문적인 재무 설계 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노하우도 있을까요?
고객은 TMI(너무 많은 정보)를 싫어합니다. 그런데 설명을 안 해주면 화를 냅니다. 일단 서명을 받는 등 필수적인 가이드라인부터 지키고, 고객이 뭔가를 물어오면 몇 번이든 빨리 대응해야 합니다. 빠른 대응이 꼭 빠른 해결책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해결책을 빨리 내려면 많은 케이스를 경험해야 합니다.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선 빠른 해법을 제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걸리겠다는 피드백은 즉각 드릴 수 있습니다. 고객보다 늦게 해결책을 찾아도 상관 없습니다. 더 좋은 솔루션이면 최선이겠지만, 같은 솔루션을 냈어도 괜찮습니다. 고객은 자신이 찾은 해법에 만족하면서 당신을 신뢰하게 될 테니까요. 전화를 빨리 받고, 카톡에 빨리 대답해야 합니다. 안 좋은 상황도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고객은 인정해줍니다.
6. 앞으로의 목표를 말씀해주십시오.
예전에는 장기적인 목표를 잘 세웠는데 요즘은 어렵습니다. 이제 보험을 10년 정도 했는데, 앞의 7년 동안은 다음 해를 예측할 수 있었지만 그 후 3년은 힘들었습니다. 직업이 붕괴하고 변화가 너무 빠르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큰 목표는 세우지 않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론 안정을 추구한다는 것 정도가 목표라면 목표일까요? 단기적으로는 더 좋은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해당 분야의 베스트 파트너들을 많이 만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