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MDRT협회의 메트라이프생명 컴퍼니 체어인 이경우 FSR은 입사 첫 해 MDRT를 달성한 후 12년간 안정적으로 MDRT 회원 자격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안정성은 해약 없는 보험 유지율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는 어떻게 보험의 항상성을 이어가고 있을까? 그 답변을 들어본다.
1.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한국MDRT협회의 메트라이프생명 컴퍼니 체어직을 맡고 있는 이경우 FSR입니다. IT쪽 정보보안 컨설팅을 하다가 보험으로 넘어온 지 14년이 되었습니다. 중간에 1년 반 정도를 매니저로 활동했기 때문에 올해로 MDRT는 12회 달성했습니다.
2. ‘평생 고객’에 대하여 이야기하려면 먼저 ‘고객’의 정의부터 내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보험 일을 하면서 느끼는 아주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상대가 일단 우리를 경계하면서 만난다는 게 그것인데요, 어느 순간 마음을 열고 “당신은 다르네”라고 나오는 고객을 만나면 상상 이상의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고객을 ‘관객’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무대에서 아무리 열정적으로 연기해도 관객이 없으면 배우의 의미도 사라집니다. 고객은 보험 설계사의 존재 의미를 만들어주는 대상입니다. 삶은 길고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이 언젠가는 우리를 찾아옵니다. 보험은 그때 반드시 필요합니다. 보험 설계사는 이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영업해야 합니다. 고객은 그 확신을 검증해주면서 우리에게 보람을 줍니다.
3. 그렇다면 그 고객을 평생 고객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금융상품에는 반드시 시간이 필요합니다. 삶이 긴 만큼 보험에는 더더욱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이 언제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막상 그 위험이 다가왔을 때 제대로 대처하려면 그 순간에 반드시 보험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보험은 자동차의 안전벨트와 비슷합니다. 죽을 만큼 위험한 사고를 경험해봤기 때문에 안전벨트를 매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뜻밖의 위험 순간에 대비하려고 안전벨트를 맵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위험이지만 안전벨트는 ‘꼭’ 필요한 거죠. 그런데 보험 고객은 어느 순간 보험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보험 설계사는 항상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제안이 좋거나 상품이 좋아서 계약을 이끌어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성을 가지고 지속하지 못한다면 고객에게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사람은 만 가지 목적을 가지고 모두 다른 삶을 삽니다. 하지만 정말 위험한 상황이 되어 수술실에 들어갈 때의 마음은 똑같은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겨질 힘든 미래가 미안할 겁니다. 남은 사람의 삶은 잠깐 슬프고 끝나지 않습니다. 다른 고생들이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슬픔 이후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고객이 보험을 유지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4. 고객은 어떤 경우에 해약을 염두에 두나요? 그런 경우엔 어떻게 대응하나요?
고객이 보험을 해약하려는 상황은 둘 중 하나입니다. 사업이 망하는 등 경제적인 위기에 처했을 때 아니면 보험상품이나 설계사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을 때입니다. 고객이 기존에 계약해 놓은 보험 상품을 증권 분석하면서 무조건 안 좋다고 흔들어 대는 설계사도 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위험하다고 봅니다. 좋은 건 좋다고 솔직히 이야기해야 합니다. 저는 고객에게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면 일단 만나서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그런지 이상한 소리가 들었는지 확인합니다. 대게는 상담으로 고객의 마음을 잡을 수 있습니다. 전보다 경제적으로 약간 안 좋아졌다면, 이 와중에 건강까지 망가지면 어떻게 될지,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상담을 합니다.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데도 고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설계사가 그 중요성을 잘 알려드려야 합니다. 그런데 보험의 유지율은 돈과 같아서 잡으려고 하면 오히려 잡히지 않습니다. 챙기려고 의식하면 더 챙겨지지 않습니다. 제 고객 유지율은 98~99% 정도로 좋은 편인데,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좋은 고객을 만났기 때문인 듯합니다. 좋은 고객을 찾고, 좋은 질문을 드리고, 그 질문이 고객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면 언젠가 고객이 흔들려도 잡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유유상종이라고 합니다. 고객들도 비슷해서, 좋은 고객에게 좋은 고객 소개가 나옵니다. 소개 영업의 장점이 이런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코드가 잘 맞는 고객을 찾았다면 좋은 질문을 드리는 게 중요합니다. 많은 설계사들이 보험을 팔 생각만 하고 고객에 대해서 별로 고민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고객이 평생 안고 갈 보험을 영업하는 사람입니다. 여배우가 역할에 빠져 감정을 잡는 것처럼 고객 입장에서 필요한 보험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게 무엇일까? 가장 가려운 부분은 어디일까? 어떤 미래를 바랄까? 곰곰이 고민해본 후 고객을 만나서 질문해야 합니다. 질문의 깊이가 달라지면 고객은 설계사에게 ‘당신이 왜 그런 것까지 궁금해할까’하며 의아해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충격이 고객에게 ‘나는 옳은 생각을 했다’는 생각을 심어줍니다. 고객에게 좋은 기억을 남길 질문을 전할 수 있다면 고객과 오래 갈 수 있을 겁니다.
5. 평소에 고객 관리는 어떻게 하십니까?
저는 명절이나 생일은 잘 챙기지 않습니다. 그보단 고객의 여행 경로에 커피를 보내는 식으로 ‘의외의 호감’을 표시하려고 합니다. 시골에서 발견한 맛있는 된장을 선물할 때도 있습니다. 저는 과거 IT 업종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디지털 환경에 친숙한 편입니다. 고객을 만나기 전 준비 과정에는 디지털 디바이스의 도움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실제 고객과의 접점에선 아날로그 감성을 더 살리려고 노력합니다. 어떤 일을 할지 종이에 사각사각 적어갈 때 생각이 더 잘 정리되기도 합니다. 전에는 해외 출장을 나가면 현지 분위기가 물씬한 엽서를 사서 손편지를 써 보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하진 않고, 손엽서를 휴대폰으로 찍어서 보냅니다. 그런데 체온으로 바닷물을 데울 수 없듯이 고객 관리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건수에 연연하기보단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더 집중하려고 노력합니다.
6. 높은 보험 계약 유지율과 관련된 추가 제언이 있을까요?
세상은 끝없이 변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보험을 잘해올 수 있었던 데에는 회사에서 잘 알려주었거나 잘 익혀서 따랐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답이 내일의 답이란 보장은 없습니다. 우리는 어떤 부분은 지켜 나가면서 어떤 부분은 과감하게 바꿔 나가야 합니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꾸어야 할지 스스로 고민해봐야 합니다. 10년 후 자산가들은 무엇이 가장 가려울까? 일반 고객들이 가장 가려워할 문제는 무엇일까? 정부 시책이 바뀌는 등의 변화에 잘 적응하려면 이런 고민을 많이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