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집단의 활용 - 네트워크를 지휘하라 이신복한국MDRT협회 협회장

보험설계사의 업무는 고객의 재정적 고민을 해결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하지만 고민의 종류는 무한하고, 해결을 위해선 다양한 전문 영역을 끌어 들여야 한다. 현재 한국 MDRT협회의 14대 협회장인 이신복 FP는 전문가 그룹을 진두지휘하는 네트워크 세일즈로 고객 만족을 실현한다. 그는 어떻게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현업에 활용할까? 지금 그 노하우가 공개된다.

MDRT협회장님께서 보험업계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한일은행에 입행해서 은행의 모든 계를 두루 섭렵했습니다. IMF 이후 은행은 매킨지앤컴퍼니의 자문을 받아서 SP라는 직종을 신설했습니다. 고객의 자산관리 업무를 하는 PB의 전신 이었습니다. 우리은행 서정동지점 PB이자 부지점장을 최종 직책으로 17년간 몸담았던 은행을 나와 교보생명으로 이직 했습니다. 은행에선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보단 영업 실적과 직결되는 상품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고객의 불만도 많았습니다. 2~3년마다 은행 지점을 옮겨야 하는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아무리 진심을 담아도 은행 고객만 생기고 이신복의 고객은 만들어질 수 없으니까요. 은행을 찾아온 고객이 아니라, 내가 찾아가서 만난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권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2005년, 교보생명에 들어온 후 7개월 만에 MDRT를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MDRT협회는 외국계 보험사의 전유물 처럼 인식되었습니다. 심지어 설계사가 이탈할까봐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곳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일단 경험은 해보고 싶어서 일단 회원 등록을 하고 MDRT의 날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빨간 모자를 쓰고 봉사하는 사람들이 멋져 보였습니다. 호기심 으로 봉사 자격을 물어봤다가 다음 해인 2008년부터 운영진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MDRT 운영진은 한국 보험업계의 리더 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많은 걸 배울 수 있었고, 협회의 긍정적인 문화에도 끌리다보니 연차총회를 10년 연속 으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협회장님은 네트워크 세일즈에 강하기로 유명합니다. 네트워크 세일즈란 무엇인가요?

모든 고객에겐 각자의 고민이 있습니다. 자녀 교육, 세금, 상속 증여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문가와 만나는 게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이 발생하고 치부를 드러내는 듯한 느낌 때문에 전문가와의 면담을 망설이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고객은 이미 접점을 가진 보험설계사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편하게 합니다. 여기에 답이 있습니다. 보험설계사가 모든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을 순 없습니다. 또, 함부로 이야기하다간 노무사법이나 세무사법, 변호사법 등을 위반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보험설계사를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비교하곤 합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연주자입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보험설계사 자산 관리 업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변머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변에 좋은 머리(전문가)를 많이 알아서 문제 해결에 능한 것을 ‘주변머리 좋다’고 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네트워크 세일즈는 주변머리를 만들어서 효율적으로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기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협회장님의 네트워크를 소개해주십시오.

제 네트워크는 1~2년 된 게 아닙니다. 저는 2008년에 ‘미소 드림에셋’ 모임을 창립하고, 상표권도 등록해뒀습니다. 고객의 미소를 만들고 자산을 관리하겠다는 뜻인데, 언젠가 우리나라의 보험시장 환경이 바뀌어서 전속설계사 제도가 사라지면 재무 설계 전문회사로 키우겠다는 포부로 시작했습니다. 법무사, 토목사, 건축사, 노무사, 부동산 공인중개사, 변호사, 감정평가사, 세무사, 회계사 등 저까지 12명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습 니다. 매달 첫째 화요일에 모임을 가지는데, 전문가들이 자신의 분야의 주요 이슈를 5분간 스피치 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식사와 간단한 술자리로 이어갑니다. 골프 모임도 연 2회 정도 개최개최합니다. 네트워크를 구성할 때는 동일 업종의 사람이 겹치지 않게 합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는 한 명으로 한정해서 불편한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미리 조치합니다. 계약서를 쓰진 않지만 전속계약인 셈입니다. 저는 전문가들과 수수료를 나누지 않습니다. 직접적인 이익이 없는데도 꾸준히 일을 소개하니까 전문가들은 제가 소개한 고객에게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소개한 고객에게 불친절했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반응이 있으면, 그 전문가를 네트워크에서 배제할 겁니다.

네트워크가 보험 영업에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 실례를 들어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제 고객 가운데 평택에서 꽤 큰 식당을 운영하는 분이 계십니다. 건물에 월세를 300~500만원을 내니까 사업 규모가 작지 않습 니다. 임대료가 너무 아깝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땅을 사서 건물을 짓고 비즈니스를 하면 어떨지 물어봤습니다. 월세 300 만원이면 10억 융자에 대한 이자비용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10억 정도를 대출받아도 유동성 문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먼저, 공인중개사를 연결해드립니다. 토지를 매입 해서 개발하려면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여기에서 토목사를 연결하게 됩니다. 개발 허가가 나면 감정평가사를 소개합니다. 현재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평가하면 아직까지 전답에 해당하는 땅의 가치가 낮게 나옵니다. 그러니까 감정 평가사가 주변 식당의 상황에 비추어 감정평가를 해놓도록 합니다. 금융권은 감정평가를 할 때 이전의 이력을 확인하게 되니까 대출 받을 때 큰 도움이 됩니다. 토지를 제 고객에게 넘긴 매수인은 소유권 이전 문제로 법무사가 필요합니다. 양도 인도 잠재고객인 만큼 그분께 제 네트워크를 소개할 수 있습 니다. 양도소득세 처리에는 세무사를 소개하고, 땅을 구입한 후 측량 등에서 법률적 문제가 발생하면 변호사를 연결합니다. 규모가 있는 식당에선 해외노동자를 고용하기도 하니까 노무사 를 소개해서 최저임금 등의 법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돕 습니다. 제가 소개료를 챙기면 불법일 뿐만 아니라 결국 고객 에게 비용이 전가됩니다. 이런 사실을 명확하게 밝히고 네트 워크를 소개하면 고객은 마음의 빚을 안게 됩니다. 이제 다시 보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고객은 토지를 구입하고 건물을 보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고객은 토지를 구입하고 건물을 세우면서 빚이 생겼습니다. 재무적인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을 설명합 니다. 월세는 내면 사라지지만 보험금은 이후 고객에게 돌아갈 금액입니다. 네트워크 세일즈는 이렇게 짧으면 6개월, 길면 2~3년을 보고 진행하는 겁니다. 고객, 이신복의 네트워크, 그리고 저 자신이 모두 윈윈 합니다. 그리고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네트워크 안에서 수수료가 오가지 않기 때문에 여러 전문가들도 제게 마음의 빚을 집니다. 그러니까 그분들도 제게 고객을 소개해주게 됩니다.

네트워크가 회사로 발전할 수도 있을까요?

연차총회에서 보험사와 세무사의 합병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무실을 함께 쓰면서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겁니다. 보험 설계사가 아무리 열심히 세무를 공부해서 이야기해도 고객 마음의 경계심을 완전히 풀진 못합니다. 상속세 재원을 만들기 위해선 종신보험이 최고라고 이야기해봤자 마음을 열기 힘든 거죠. 하지만 같은 이야기가 세무사의 입에서 나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죠. 네트워크가 회사로 발전하는 건 가능합니다. 하지만 당장은 여러 제약이 있습니다. 회사의 위치부터 그렇 습니다. 세무사는 세무서 앞. 노무사는 노동청 앞, 법무사나 변호사는 법원 앞, 토목사는 시청 앞에 사무실을 내야 유리 하니까요.

네트워크를 형성하더라도 보험설계사 역시 나름의 전문성을 확보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입니다. 저는 자격증 10개는 꼭 획득하라고 멘티들에게 권합니다. 10개라면 많아보여도 실제론 그렇지 않습니다. 보험 설계사가 되려면 생명보험자격증은 기본입니다. 또, 상품을 교차판매하려면 손해보험 자격증과 변액 판매 자격증이 있어야 겠죠? 기업 시장을 개척하려면 퇴직연금권유인 자격이 필요 합니다. 젊은이들은 시드머니 만드는 데 관심이 많으니까 적립식 펀드를 권유하기 위해서 투자권유 대행인 자격을 땁니다. 이건 펀드와 증권의 두 가지 모두 필요하겠죠. 우리나라의 국가공인 재무설계사(AFPK)와 종합금융투자 관리사(ChFC)까지 합하면 8가지죠? AFPK를 획득하면 국제 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증 에도 도전해봐야죠. 여기에 MDRT 협회의 종신회원이면 자격증 10가지가 됩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아들이 둘 있는데, 첫째는 27세, 둘째는 25세로 두 살 터울이 집니다. 큰아들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ChFC협회에서 인턴십 과정 중입니다. 원래는 큰아들이 인턴십을 마치고 보험 일을 하고, 다시 작은 아들이 인턴 과정을 밟는 겁니다. 그렇게 순서대로 가업을 승계하는 게 목표였는데, 둘째가 대학을 졸업 하는 대로 제게 일을 배우겠다고 나오네요. 아무튼 대를 잇는 생명보험인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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